드디어 오늘이다. 결정의 날, 운명의 날이라며 언론에서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대표의 구속여부와 그 파장에 대한 짧은 의견을 피력해보고자 한다.
경향은 비명계와 소통해야 리더십이 공고해질 것이라 얘기하지만, 나는 무명 개딸들의 감각이 더 옳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법원에서 '당당하게' 입증하라는 정의당의 주장도 매우 순진하다고 본다. 법원은 정치(계급 편향성, 경제·안보 등의 위기 국면, 정치적·사회적 세력균형 등)와 완전히 무관할 수 없다고 본다.
헷갈리는 문제들을 따져 보면, 야당 대표에게 실제 비리나 위법 혐의가 있어도, 그것을 첨예한 대결 국면에서 정부가 사법 처리로 가져간다면, 그 자체는 정치 탄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대응할지는 사안 규정과 별개로 새로 다룰 쟁점이다.
이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의 경우는 전반적 성격이 내부고발자에 의한 게 아니라, 정권(검찰·경찰)이 맘 먹고 수사를 개시한 경우다. 전면적 압박 속에서 관계자들의 진술이 일부 바뀌면서 이재명이 궁지에 몰린 케이스. 지금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여권과 검찰은 구속 필요 사유로 증거 인멸 우려를 든다.
그런데 제1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땐 명백한 증거를 들이대는 게 강호의 도 아닌가? 수사 초기도 아니고, 1년을 온갖 혐의를 다 제기해 털어놓고 이제 와서 증거 인멸 혐의가 있다고 구속하면, 그것이야말로 검찰과 법원이 망신을 당해야 할 이유 아닌가? 여태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니까.
이번 건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적극 반대하는 것은 확실한 증거 없이 사실상 범죄자로 기정사실화하는 공격이라는 점이 하나의 이유이다. 그런데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이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 이 공격이 이재명만 겨냥해 그 한 사람 대표직에서 제거하는 것 이상의 목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재명 공격은 반우파 반윤석열 정서, 저항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그것의 일부 극단적 사례를 모아 여권과 민주당 가결파들, 우파 언론들이 개딸을 모욕하고 비아냥대며 자신들을 정당화하지만, 개딸은 본질적으로 개혁 염원 보수 혐오 서민층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여권과 우파가 개딸과 단절하라, 개딸에 휘둘리지 마라고 할 때, 그것은 대중의 개혁 염원(개혁입법 요구, 보수파와의 단절 요구 등)에 휘둘리지 말고 윤석열의 우익적 통치와 초당적 협력(협치)을 하라는 주문이다. 그것은 개혁 염원에 대한 새로운 배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민주당 가결파에게 개딸과의 단절 문제는 내년 총선 공천과도 직결되는 이해관계 문제이기도 하다. 개딸이 단절 요구에 반발하고 보수파와 타협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정당한 이유다. 당연히 이 싸움에서 개딸 편에 서는 것이 옳다. 이재명에 대한 비판적 방어는 거기에서 도출되는 결론이다.
정의당 등 일부 좌파는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지난 1년간 우파 정부에 대한 개혁 염원 대중의 직관적 반감이 고상한 의회 협치 복원론과 선거적 기회주의보다 더 옳았다는 게 증명됐다. 민주당과 이재명, 그리고 그 지지층, 그리고 그 지지층 내에서도 강한 개혁 염원층 등을 구분해 봐야 한다.
그래서 일부 좌파의 개딸 외면은 개혁 염원에 대한 일종의 종파주의 같은 것인데, 대중의 개혁 염원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좌파가 내년 총선에서 기대하는 선거적 이득보다) 대중의 정치의식 발전에 미치는 해악이 더 크다.
현재 정치상황이 나쁘지만, 비관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고 어떻게든 우익 정권을 약화시킬 기회를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하지 않으면서 은근한 낙관에 젖어있는 것도 한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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